자유와 해방의 기쁨[이은화의 미술시간]〈332〉
두 여성이 손을 잡고 해변을 달리고 있다. 한 여성은 바람을 가르듯 한 손을 앞으로 쭉 뻗은 채, 다른 여성은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보며 뛰고 있다. 이들의 날리는 머리카락과 하늘의 선명한 푸른색이 시원함을 더한다. 대체 여기는 어디고, 이들은 누구일까? 파블로 피카소가 ‘해변을 달리는 두 여자’(1922년·사진)를 그린 건, 마흔한 살 여름이었다. 1922년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아내 올가, 아들 파울로와 함께 프랑스 브르타뉴에 있는 디나르 리조트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평생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던 피카소지만, 당시에는 충실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한 살 반이 된 아들과 함께 파도타기를 즐겼고, 아픈 아내를 돌봤다. 바닷가에서 몸을 드러낸 여성들,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작품의 영감도 얻었다. 그림 속 여성들의 달리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과장된 건 러시아 발레단의 무용수였던 아내의 영향으로 보인다. 발레 연습을 하던 아내의 모습에서 착안해 그렸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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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