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증 정신질환 ‘관리·재활’이 핵심인데, 퇴원 후엔 ‘치료 절벽’

서른일곱에 낳은 늦둥이 딸은 엄마에게 희망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딸이 고3 무렵 조현병을 앓기 시작한 이후 모녀는 깜깜한 우물에 갇힌 듯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입원하면 좋아졌다 퇴원하면 나빠지는 쳇바퀴 돌기가 20년이 넘었다. 병원을 나서는 순간 치료받을 곳도 사회 복귀를 도와주는 곳도 찾기 어려운 ‘치료 절벽’과 마주해야 한다. 환자 돌봄을 떠안은 엄마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고, 죽으려야 죽을 수도 없다”고 했다. 이처럼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21년 기준 65만 명으로 3년 전보다 8.6% 증가했다. 정신질환은 발병 초기부터 꾸준히 약을 먹고 재활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팀이 중증 정신질환자 20명을 인터뷰한 결과 16명이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했다. “더 이상 약 먹을 필요가 없다”고 착각하거나 “정신질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라고 한다. “이제 약 끊어도 되지 않느냐”는 가족의 말을 들었다가 재발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