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신광영]지중해 난민선의 소금 눈물
난민을 실은 밀입국선이 섬에 도착하면 의사인 피에르토 바르톨로(67)는 갑판에 오른다. 살아서 온 사람을 검진하고, 시신으로 도착한 이들은 검시하는 게 그의 일이다. 일터는 이탈리아 최남단의 휴양지 람페두사섬이다. 그가 나고 자란 이곳은 북아프리카 앞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대표적인 환승지다. 바르톨로가 검진하는 난민들의 몸에는 그들이 배에 오르기 전 어떤 지옥들을 경유했는지가 새겨져 있다. 칼로 베인 흉터나 담뱃불로 지진 자국은 어딘가에서 붙잡혀 고문을 받은 흔적이다. 배에서 거친 수술 자국이 목격되기도 한다. 수백만 원의 승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한쪽 신장을 팔아야 했던 사람들이다. 성폭행에 대비해 승선 전 독한 피임주사를 맞는 10대 여성들도 있다. 조기 폐경 등 치명적 부작용을 그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바르톨로는 아이를 데리고 탄 여성들의 엉덩이와 다리에서 심각한 화상을 자주 본다. ‘고무보트 병’이라고 불리는 화학적 화상이다. 인신 밀수업자들은 배가 이탈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