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칼럼]목불인견 윤핵관 정치… ‘당원 혁명’ 임계점 닿았다
돌이켜보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좋은 여건에서 출발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당내에 친이 친박 같은 적대적인 계파도 없었고, 미래 권력이라고 할 만한 덩치 큰 경쟁자도 없었다. 탄핵과 총선 참패를 겪은 의원들은 군기 바짝 든 신병들처럼 새 정부 성공에 열정을 바치겠다는 의지로 충만했다. 여당 전체가 대통령의 든든한 정치적 자산이고 우군이었으며, 총선승리라는 목표에 생존이 걸린 운명공동체였다. 그런데 대선 승리 1년도 안 돼 자산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충성을 바칠 각오가 돼 있던 자산들을 하나둘 적으로 몰아 버렸다.“저희들만이 충신입니다. 주군의 1인 체제를 더 공고히 해야 합니다.” 친위대를 자처하는 간신들이 멀쩡한 장군들을 숙청해버리는 장면이 삼국지에는 많이 등장한다. 세상이 비난하면 “우리를 간신배라 욕하는 건 우리 주군을 꼭두각시라 모독하는 것”이라며 입을 막으려 든다. 그런 논리가 가능하다면 이완용도 “나를 매국노라 비난하는 건 나를 발탁해준 고종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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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