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마음’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문어에게 물었다
2018년부터 스위스에선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끓는 물에 넣어 요리하면 처벌받는다. 갑각류도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2020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은 문어와 인간 사이의 교감과 우정을 담아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진화의 계통수에서 우리와 멀리 떨어진 동물들도 마음이 있을까. 책의 제목은 일반인에게 낯설다. 후생(後生)동물이란 ‘다세포동물’과 비슷한 개념이다. 원서의 부제 ‘동물의 삶과 마음의 탄생’을 염두에 두면 저자의 의도가 한층 쉽게 다가온다. 호주 시드니대 과학사와 과학철학 담당 교수인 저자는 “‘인간 외의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나’라는 질문은 ‘예’나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정신은 조금씩 나타났다는 점진주의가 그의 답이다. 의식 또는 정신은 종(種)에 따라 ‘더’ 또는 ‘덜’ 존재하며, 각각의 종이 가진 필요에 따른 것이지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는 신경망을 가진 동물이라면 주체성과 행위자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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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