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할때… 차곡차곡 채워줄 ‘육칼두’[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
아름다운 것들은 스쳐간다. 올 가을의 단풍, 사랑하던사람, 그리고 간밤의 하얀 눈. 문득 창밖을 보며 아름답다 깨달았을 때 그들은 이미 떠나가고 없었다. 새해를 맞이하며 거대한 포부와 희망을 기원하는 대신 지워지고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기쁘게 안녕하는 법도 배워야겠다고 다짐한다. 새해는 혼밥이다. 씁쓸하지만 또 그렇게 바라던 여유도 생긴다. 혼자이지만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다. 다행히 식욕은 삶의 수레바퀴가 돼 일상을 안전 속도로 굴러가게 했다. 칼국수가 생각나고, 찐만두도 먹고 싶고, 칼칼한 육개장도 떠오를 때 찾아가는 곳이 있다. 대전 유성구 ‘유성할매국수’는 음식에 집밥의 정성이 스며있는 곳이다. 겨울에는 육개장, 칼국수, 만두가 어우러진 ‘육칼두’가 인기다. 칼칼한 육개장에 수제 칼국수와 만두를 푸짐하게 담아준다. 이곳 사장님은 아름다운 여성인데 왜 ‘할매국수’라는 간판을 달았을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칼국수를 끓일 때마다 할머니가 떠오른다고 했다. 어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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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