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고는 입으로 썼다”[2030세상/박찬용]
직업으로의 원고 작성에서 가장 귀찮은 일 중 하나는 인터뷰 녹취록 작성이다. 목소리를 듣고 문장으로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든다. 집중력이 많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내가 녹취에 잘 안 맞는 건지 녹취록을 만들 때는 사무실에서도 늘 졸았다. 원고 작업을 할수록 손가락 인대의 수명도 걱정이었다. 나는 한 달에 최대 10만 자 정도의 원고를 만든다. 이쯤 되면 원고 품질은 둘째 치고 원고를 만드는 관절이 남아날까 싶다. 이 일을 계속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할 텐데 과연 내 손가락이 오래가려나 싶었다. 그래서 전부터 음성인식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음성인식이 녹취록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밤샘 녹취록 작성 노역도 안녕이다. 몇 십만 자의 원고를 만들든 손가락 건강 걱정도 끝이다.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처럼 양손을 전부 쓰는 일을 할 때, 차 안에서 떠들기만 해도 원고가 완성된다면 내 입장에선 이야말로 자율주행 부럽지 않은 생산성 혁명이다. 음성 원고 작성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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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