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만 쌓인 곳에 공동체는 없다”… 호메로스의 충고[조대호 신화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사상]
《인간의 감정만큼 변덕스러운 것이 있을까? 가까운 사람의 작은 잘못에 화를 내며 등을 돌리지만 낯선 사람의 불행에 연민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인간이다. 이성과 합리성의 신봉자들은 감정의 이런 변덕을 늘 눈엣가시로 여겼다. 그래서 감정을 마음 밭에서 ‘말려 죽여야 할 잡초’나 ‘생각하는 기계의 소음’ 정도로 깎아내린다. 하지만 무시한다고 해서 있는 것이 없어지진 않는다. 호메로스는 이를 잘 알았다. 2800년 전의 시인은 파도처럼 출렁이는 감정의 변화에서 인간의 진짜 모습을 찾았다. 그가 남긴 ‘일리아스’는 서양 최초의 전쟁 서사시이자 분노의 감정을 추적한 파토스의 서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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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