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 바람 한줄기 오롯이 담은 그 맛[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
몇 해 전 강원 철원군에서 주최한 군인요리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적이 있다. 전국 최초 지리적 표시제로 유명한 ‘철원 오대쌀’을 주제로 군부대 선발 군인들이 펼치는 대회였다. 대회장인 철원종합운동장에는 생전 처음 보는 실물 탱크가 한편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백골레스토랑’ ‘용호식당’ 등 군부대에 어울리는 팀명으로 출전한 군인들의 요리는 포상휴가를 비롯해 달콤한 상품들이 걸려 있어서인지 기대 이상으로 참신한 것들이 적지 않았다. 요리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치열한 응원전으로 대회장의 열기는 마치 웅장한 군인 올림픽을 연상시켰다. 한반도 내륙을 여행할 때 맑은 강만 보이면 근처 어느 집에선가 생선탕이 끓고 있을 것 같은데, 철원이 그런 곳 중 하나다. 북한 평강군에서부터 내려오고 있는, 철원을 가로지르는 한탄강 상류인 화강이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남대천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근처에서는 예로부터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천렵(川獵)이 성행했고,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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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