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철희]‘줄타기 외교’ 바뀐 것은 없다
5·21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 기조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다.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에다 남중국해,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협의체)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 친중(親中)에서 반중(反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그 텍스트를 짚어보고 4월의 미일 정상회담 결과와도 비교해봤다. 한미, 미일 회담 결과는 각각 공동성명(joint statement)과 부속 설명서(fact sheet)로 나왔다. 한미 성명은 영문 기준으로 2641단어, A4 용지로 8장가량이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담 때 나온 성명(1578단어)보다 훨씬 길다. 거기에 비슷한 분량(2428단어)의 설명서까지 추가됐다. 미일 공동성명(2117단어)과 설명서(1271단어)보다도 길기는 하지만, 그 전개 방식이나 흐름에선 별 차이가 없다. 설명서 형식은 거의 판박이다. 미일 성명에는 ‘중국’이 다섯 차례 적시됐다. ‘국제적 규범 질서에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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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