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레거시 미디어와 슈퍼리치 대중음악
서울 종로구 ○○로 ×××번지 임희윤 기장님♡ 몇 년 전 사무실에서 우편물을 뜯다 빵 터졌다. 발신인님의 거룩한 오타에 하루치 피로가 순간 삭제됐다. 기분 좋은 모음 ‘ㅏ’에 받침으로 ‘ㅇ’까지 깔리면 언제나 울림이 최고다. 아리랑도 그러하다. 더욱이 답답한 하루라면 기자보다 기장이 짱 아닌가. 오타 사연은 좀 더 있다. ‘임희윤 기사님’이 가장 흔하다. 좋은 뉴스를 잘 포장해 배달하라는 호령이니 새겨둔다. 평기자인 내게 가끔 ‘임희윤 차장님’ ‘임희윤 팀장’ 하는 우편물도 온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그래도 기장님보다 나를 더 붕 뜨게 해준 오타는 딱 하나뿐이다. 10여 년 전 받은 ‘임희윤 음악부장님께’다. 기자 초년병 신세에 부장이라니…. 게다가 종합일간지에 음악부 같은 건 있지도 않다. 누가 볼세라 공용책상에서 낚아챘지만 ‘음악부장님께’에 한동안 마음이 갔다. ‘그래, 어쩌면 나는 이 세계의 음악(클래식 빼고)을 포괄하는, 알고 보면 제법 중요한 존재일지도 몰라.’ 등세모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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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