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하고 평안한 땅의 기운… 가슴엔 여유와 푸근함 가득∼
호남과 영남에 걸쳐 있는 지리산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정립하던 삼국시대에 어느 한 나라가 온전히 차지해본 적이 없던 땅이다. 지리산 자락은 각 나라 백성들이 삶의 터를 공유하는 무대였다. 정치적 압박이나 관리의 횡포, 전쟁 등 환란(患亂)을 피하려고 찾아드는 사람들을 품어주는 포용의 산이기도 했다. 그 중심지가 전남 구례군이고, 지리산의 넉넉한 품처럼 화합과 관용의 정신을 실천해온 곳이 구례 화엄사라 할 수 있다. 지리산 노고단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화엄사는 불교 경전인 ‘화엄경’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는 사찰이다. 화엄경은 세상 사람들에게 대립과 항쟁 대신 화합과 통합을 가르친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화엄 사상의 무대인 구례를 찾았다. ● 너그러이 포용하는 땅 ‘구차례’ 구례는 북쪽으로는 전북 남원, 서쪽과 남쪽으로는 전남 곡성 광양 순천, 동쪽으로는 경남 하동과 접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구례군 석주관성(토지면 송정리)이 영남에서 호남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