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와 포스터의 사회학[2030세상]
지인 집에 집들이를 가니 거실에 벽시계 5개가 걸려 있었다. 세계 시간을 표시한 호텔 프런트 인테리어인가 싶었다. 아니었다. 시침이 가리키는 시간이 다 같았다. 이렇게 해둔 이유를 물었다. “예뻐서요.” ‘벽시계남’은 안목이 높고 집요하며 예산 면에서는 현실적이다. 설명이 이어졌다. “옛날 벽시계는 20세기 산업디자인의 명인이 디자인했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제가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대였어요.” 하긴 그는 비흡연자이고 술도 거의 안 마신다. 그는 겸연쩍은 듯 덧붙였다. “사다 보니 거실에만 5개고 다른 방에도 한두 개씩 걸려 있어요. 대신 요즘은 이런 물건이 인기라 해외직구하고 되팔아도 제값은 받아요.” 중고품 판매 사이트를 검색하니 그의 말 그대로였다. 바우하우스로 대변되는 당시 간결한 디자인의 오리지널 벽시계가 많았다. 바우하우스, 브라운, 디터 람스 등 디자인 키워드는 젊은 사람들에게 몇 년 전부터 인기였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4560 디자인하우스는 그런 인기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