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칼럼]개인이 대통령과 싸워 이긴다는 것
현대사 전공 학자로 클래식 음악 평론에도 조예가 깊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최근 광화문 근처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4년 전 KBS 이사 해직 사태에 휘말리기 전의 활기와 열정이 넘치던 얼굴은 사라졌다. 보기 좋은 체형이었는데 몸은 마르고 배만 불룩 나와 있었다. 머리는 덥수룩했다. 지친 표정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2017년 감사원 정기 감사를 마친 KBS 이사들을 다시 표적 감사해 업무추진비를 잘못 사용했다는 이유로 이사 전원을 문제 삼으면서 정기 감사 결과를 뒤집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처럼 한 놈만 팬다는 식으로 강 교수를 찍어 이사직 해임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해임을 재가했다. 강 교수는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해직 취소 소송을 냈고 1, 2심 모두 강 교수 손을 들어줬다. 강 교수만이 아니라 KBS 이사 11명 전원에게서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사실이 드러났고 강 교수의 소위 부당 사용 액수가 다른 이사들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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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