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찬란함[내가 만난 名문장]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을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청춘이길, 조그만 감정에도 가슴 뛰는 청춘이길, 커다란 감정에도 함부로 흔들리지 않을 청춘이길. ―헤르만 헤세, ‘청춘은 아름다워라’ 중 주말마다 봄비가 내렸다. 이러다 벚꽃 구경 못 가지, 하고 누군가 말했다. 저녁을 일찍 먹고 강변을 한 바퀴 돌 때도 벚꽃은 피었고, 골목 어귀에 벚꽃 핀 것을 얼핏얼핏 본 것도 같았다. 바람과 함께 무수한 꽃잎이 처절하게 달려들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꽃잎은 모두 지고 나는 끝내 벚꽃 구경을 가지 못했다. 떨어진 자리엔 벌써 초록 잎사귀들이 눈을 슴벅거렸다. 헤세의 시와 단편소설을 번갈아 읽을 때만 해도 문학으로만 이해했지 찬란함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아니,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다. 이른 결혼으로 육아에 바빴고, 젊음의 뒤안길에서 나와 헤르만은 어딘가 모르게 강물을 따라 조금씩 어긋나게 흘러갔다. 찬란함 속에 있으면서 소중함을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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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