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방역에 희생양 된 노숙인[현장에서/지민구]
“전형적인 행정 실패예요. 노숙인이 검사를 받은 뒤 갈 데가 어디 있겠어요?” 노숙인지원단체 ‘홈리스행동’은 최근 노숙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증가를 한마디로 꼬집었다. 서울역 희망지원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지원시설 관련 확진자가 2일 64명까지 늘어났다. 홈리스행동이 ‘행정 실패’라고 보는 이유는 간명하다. 노숙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시민은 휴대전화 연락처를 적어내고, 집에 가서 ‘자가 격리’를 하며 결과를 기다린다. 하지만 이를 노숙인에게 적용하면 무용지물이다. 단체 관계자는 “휴대전화와 거주지가 있다면 왜 노숙생활을 하겠느냐”고 했다. “노숙인은 검사 받은 뒤 보통 지원단체 직원의 번호를 남겨요. 갈 데가 없으니 당연히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임시거처라도 마련했어야죠. 떠도는 신세인데 연락 안 되는 게 당연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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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