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 않은 잠수함 예인사태[현장에서/윤상호]
23일 새벽 경북 포항 인근 동해상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해군의 214급(1800t) 잠수함 1척이 민간 예인선에 끌려서 기지로 복귀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잠수함이 운항 중에 기능 고장을 이유로 예인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날(22일) 밤 인근 해상에서 시운전을 마치고 물 위로 떠올라 기지로 돌아가던 중 추진 계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경보가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장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경보 발령 즉시 엔진을 끄고, 절차에 따라 예인 조치를 밟았다는 것이다. 군은 정식 작전이 아니라 5월까지로 예정된 정비 과정에서 생긴 일이고, 승조원 안전과 다른 장비에도 이상이 없다면서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척에 수천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최신예 잠수함이 기능 이상으로 예인 줄에 묶여 기지로 끌려오는 상황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잠수함의 존재 가치는 첫째도, 둘째도 은밀성에 있다. 전·평시를 막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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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