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을 이긴 명화[이은화의 미술시간]〈98〉
농부로 보이는 남녀가 하얀 집을 배경으로 서있다. 쇠스랑을 든 남자는 기분 나쁜 표정으로 관객을 응시하고 있고, 앞치마를 입은 여자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옆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이 왜 이런 표정으로 서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그림은 미국 아이오와 출신의 무명 화가 그랜트 우드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주었다. 그림 속 모델은 화가의 여동생과 주치의였던 치과의사다. 당시 모델의 나이는 각각 30세와 62세. 화가는 아버지와 딸을 그렸을 테지만 그림은 오랫동안 부부의 초상화로 이해돼 왔다. 배경의 하얀 집은 아이오와주에 실제로 있는 집으로 유럽 고딕 성당 건축을 모방해 지은 전형적인 미국식 농가 주택이다. 우드는 이 그림을 1930년 시카고미술관의 연례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림이 공개되자 대중과 일부 평론가는 찬사를 보냈지만 유명 평론가들은 악평을 쏟아냈다. ‘서양미술사’의 저자이자 미술사 권위 그 자체였던 H W 잰슨은 우드의 그림을 히틀러 정권의 지지를 받던 그림에 비유하며 ‘예술가와 비평가들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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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