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GD네[2030 세상/도진수]
축구 서포터스 활동 덕에 20대 초반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잦다. 한참 이야기를 하던 도중 한 친구가 내게 “이 형 GD네, GD”라고 말했다. GD가 뭘까. 얼마 전 전역한 유명 가수 지드래곤을 떠올렸지만 그분은 나와 같은 국적인 것 빼고는 공통점이 없었기에 용기를 냈다. “GD가 뭔데?” 친구의 답이다. “꼰대잖아요. GD. 꼰대.”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지켜왔건만 이보시오 동생 양반, 꼰대라니. 아니, 내가 꼰대라니! 학창 시절 나의 제안과 욕망을 재단했던, 마치 끝이 정해진 책 같은 어른들을 두고 차마 욕설은 할 수 없어 꼰대라 불렀던 기억이 났다. 억울했지만 변명하면 더 놀림받을까 싶어 일단 입을 닫았다. 충격에 빠진 채로 귀가해 동갑인 아내에게 물었다. “내가 꼰대 같아?” 아내는 심드렁하게 “아니”라고 했다. 위안이 됐지만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며칠을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꼰대 같냐’고 울부짖다가, 전역 후 10년째 만나고 있는 후임의 말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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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