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괴물로 돌아온 ‘예쁜 쓰레기’
형형색색의 촉수를 드리운 괴물, 이병찬(32)의 작품 ‘크리처’가 움직인다. 현란한 빛과 거대한 크기가 눈길을 끌지만, 가까이서 보면 라이터로 지져 이어 붙인 비닐봉지다. 손으로 쥐면 꺼져버리는 덧없는 형상. 소비 그 자체로 마음의 안정을 얻는 현대인의 기이한 모습을 대변하는 ‘예쁜 쓰레기’가 기괴한 형태의 괴물이 돼 돌아온 것만 같다. 이 작가의 개인전 ‘표준모형’이 10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곳은 경기 부천시 ‘부천아트벙커 B39’. 1992년 지어진 쓰레기소각장을 개조했다.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로 하루 쓰레기 200t을 처리하다 다이옥신 파동이 일어나고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10년 폐쇄됐다. 버려진 공간은 지난해 6월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작품이 설치된 벙커는 깊이 39m의 사각형 공간으로, 쓰레기를 던지는 깊은 구덩이였다. 작가는 이곳을 “자본의 결과물인 상품이 쓰레기로 한데 모여 해체되는 공간”이라고 봤다. 크레인이 있던 곳에는 ‘크리처’가, 사람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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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