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의 밀리터리 포스]‘화약고’ NLL, 역사 청산이 먼저다
2002년 10월 중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한 병실. 붕대를 칭칭 두른 아들의 두 다리를 하염없이 어루만지던 어머니는 입술을 깨물며 속울음을 삼켰다. “괜찮다. 걱정 마시라”는 아들의 위로에도 흐느낌과 한숨은 잦아들지 않았다. 아들의 만신창이 다리를 애처롭게 쓰다듬는 그녀의 주름 잡힌 손등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해 6월 29일 발발한 제2연평해전에서 적 포탄에 오른쪽 다리를 잃고, 왼쪽 다리 무릎 아래도 크게 다친 이희완 해군 중위(현재 중령)를 인터뷰하는 내내 애끊는 모정이 절절히 다가왔다. 이 중위와 함께 북한 경비정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윤영하 소령 등 희생 장병의 유족들이 감내할 고통의 깊이도 절감했다. 당시 목숨과 영해 수호를 맞바꾼 장병과 그 유족에게 돌아온 것은 냉담과 무관심이었다. 군 통수권자를 비롯해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조차 영결식장을 찾지 않았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영웅들의 희생은 한일 월드컵의 열기와 햇볕정책의 그늘에 가려지고 묻혔다. 북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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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