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삶의 여유와 다양성이 살아있는 술문화
《전통적인 벨기에 스타일에 연연하지 않는 레시피로 만든 화이트 맥주. 미국산 발렌시아 오렌지 필을 쓰고 오트밀과 밀을 사용해 입안에서 크리미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순하고 신선한 맛이 난다.―맥주도감(일본사단법인 일본맥주문화연구회 외·한스미디어·2016)》오렌지 슬라이스를 곁들여 먹으면 좋은 미국 맥주 블루문(Blue moon)에 대한 설명이다. 5년 전쯤 처음 블루문을 접했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그전까지 내게 맥주는 그저 쓰고 탄산 많은 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회식 때면 늘 소주를 섞어 들이켜는 ‘폭탄주 제조용’ 술. 하지만 지인의 권유로 블루문을 처음 만난 순간, 코끝을 상큼하게 치고 들어오는 오렌지 향기에 눈이 번쩍 떠졌다. 들이켠 맥주가 입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고 난 뒤 꽃향기와 홉향의 여운이 남았다. ‘맥주가 맛있다’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다. ‘맥주도감’에서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맥주의 성분, 향, 맛, 유래를 분석한 일본맥주문화연구회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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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