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SNS 시대… 고독을 잃어버린 현대인
《외로움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는 바로 그 길 위에서 당신은 고독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지그문트 바우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동녘·2012년)》활주로를 떠난 비행기가 새하얀 구름 사이로 들어설 때면 순간 세상과 단절된 듯한 묘한 기분을 느낀다. 발아래 까마득히 장난감 같은 도시가 보이고 몸이 8000m 상공으로 떠올랐을 때 느껴지는 단절감은 매번 낯설다. 사방에 음식 먹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 소곤소곤 떠드는 소리가 일상생활과 같다 해도 말이다. 이륙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비행기모드’로 바뀌면서 쓸모가 없어진 스마트폰이다. 하루 수백 번 이상 눈길을 줬던 녀석이 기내에선 홀대받는다. 24시간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며 릴레이 형태로 주고받던 메시지도 당분간 안녕이다. 스마트폰 홀릭을 멈춘 승객들은 영화를 보다 꾸벅 졸기도 하고,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았던 빳빳한 새 책에 마침내 온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멍하니 허공에 넋을 놓다 문득 스친 생각을 노트에 옮겨 적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다.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