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표의 근대를 걷는다]<86>고종이 와플을 좋아했다고?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 연구진은 창덕궁 곳곳에 남아 있던 근대기 대한제국의 생활유물을 조사해 정리했다. 서양식 가구, 욕실용품, 식기류, 조리용구가 꽤 많았다. 대부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 수입한 것들이었다. 가구 가운데에는 당시 세계적인 가구업체인 영국 메이플사의 제품이 두드러졌다. 이 생활용품들은 대한제국기, 일제강점기에 창덕궁과 덕수궁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창덕궁에서 순종이 사용했던 물건도 있고, 덕수궁에서 고종이 사용하다 언젠가 창덕궁으로 옮겨놓은 물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그 사용 시기를 하나하나 확정할 수는 없다. 조사 도중 독특한 물건 하나가 연구진의 관심을 끌었다. 둥글고 넓적한 철제 팬이었다. 두 개의 철판이 붙어 있고, 겉은 매끈했지만 안쪽은 울퉁불퉁 사각형의 요철이 가득했다. 그 특이한 모습에 연구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고 보니 와플팬이었다. 와플을 만들 때 쓰는 요즘 도구와 흡사했다. 와플팬에는 ‘DAWN’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지만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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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