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까지 ‘비트코인 투기판’에… 강남 한 반서 10명 투자도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모 군(18)은 최근 밤잠을 제대로 잔 날이 거의 없다. 200만 원을 투자한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질까 봐 걱정돼 종일 5분 가격으로 차트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가상화폐 투자금은 양 군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렵사리 모은 돈이다. 잠이 부족해 눈에 핏발이 설 정도지만 차트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감이 커 견딜 수가 없다.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마다 친구들과 어떤 가상화폐에 투자할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다. 양 군과 같은 반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학생은 10여 명이나 된다. 10대 청소년 사이에 양 군처럼 가상화폐 거래에 빠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가상화폐 좀비’가 늘고 있다. 일부 청소년이 가상화폐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자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이 떼를 지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양 군 학교에서도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분 것은 권모 군(18)이 지난해 가상화폐에 투자해 1300만 원을 번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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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