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훔치려던 여대생, 이젠 1억 기부자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분유를 들었다 놓기를 여러 번,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지만 굶고 있는 아기를 생각하면 돌아설 수가 없었다. ‘몰래 가방에 넣어 가면 모르지 않을까….’ 스물두 살 대학생이던 남미화 씨(36·여)가 잘못된 선택을 하기 직전, 가게 주인이 말을 건넸다. “연우(첫째 딸 이름) 엄마, 그냥 가져가고 (분윳값은) 다음 달에 줘.” 남 씨는 그날 분유를 아이에게 먹이면서 ‘살림이 피면 꼭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남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다. 뇌출혈로 지체장애가 생긴 어머니를 보살펴야 했다. 섬유공장에 취직해 생활비를 벌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갔다. 뒤늦게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한 대학 국문학과에 입학했지만 이듬해에 아버지까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아르바이트로 번 생활비 70만 원은 방세를 내고 교통비를 쓰고 나면 감쪽같이 사라졌다. 지역 유지의 자서전을 대필해주는 일을 하면서 그나마 형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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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