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전문기자의 그림엽서]통찰은 내 안의 모순을 찾는 것

F-4 팬텀을 모는 미 해군 함재기 조종사 더글러스 해링턴은 A-6 전투기로 재배치됐다. 그런데 유능한 조종사인 그가 항공모함 착륙시험에서 매번 질타를 받았다. 제대로 착륙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결국 이 한마디를 듣고 말았다. 내일도 실패하면 전역신고를 해야 할 거라는. 고민에 싸인 그를 동료들이 위로하며 이것저것 착륙 방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모두가 시도해 보았던 것들. 그래서 귀를 닫아버렸다. 그때 착함신호장교가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충고는 듣고 싶지 않다며 대화를 거절한다. 그 장교는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려는 거라고. 그 말은 이랬다. F-4 팬텀은 조종석과 부조종석이 직렬인 데 반해 A-6는 병렬이다. 따라서 A-6 기종은 조종사가 착륙유도선에서 왼편으로 45cm 벗어나 있다. 그러니 팬텀기처럼 유도선에 기수를 맞춰 내리면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그건 시차 효과(parallax effect)다. 양 눈 가운데 둔 손가락을 한 눈으로만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