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의 워치콘 X]노무현이 ‘親美주의자’ 된 사연
첫 만남의 의례적 악수 하나로 상대를 놀라게 하거나 민망하게 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주라면 참 별난 재주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뭐 악수만 잘하면…”이라고 했다지만 그 농담 속엔 긴장감도 담겼으리라. 하긴 정상회담장에 큰 개를 풀어놓은 러시아 대통령도 있으니 그에 비하면 약과일 수도 있겠다. 트럼프보다 버거웠던 부시 14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겐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트럼프 못지않게 버거운 사람이었다. 40세 나이에 거듭 태어난(born again) 기독교 신자인 데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가진 네오콘(신보수주의) 세력에 둘러싸인 부시였다. 아무리 ‘Mr. 예측불가’라 해도 비즈니스맨 출신 트럼프와는 딜(거래)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북한을 극도로 혐오한다는 신념의 근본주의자 부시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2003년 5월 노무현-부시 첫 만남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다.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시와의 회담에서 크게 데었던 탓에 노무현은 북한의 학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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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