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광해의 내가 몰랐던 한식]삼계탕

내 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다. 다섯 살 무렵이라고 들었다. 어머니가 전하는 이야기다. 시골집,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아버지는 우물가에서 닭을 손질(?)하고 있다. “닭 잡는 거 굳이 안 봐도 되는데 꼭 옆에 지키고 서서 쳐다보면서 계속 ‘꼬꼬야 아야 한다’라고 울더라고. 그런데 막상 닭죽을 끓여 놓으면 언제 울었는지 잊어버리고 잘만 퍼먹더라.” 여섯 식구였다. 닭 한 마리를 잡아서 온 가족이 두 끼쯤 닭죽을 먹었다. 1970년대 후반, 서울로 유학을 왔다. 어느 날 희한한 말을 들었다. “○○대학 기숙사 식당에서는 일요일 점심 때 삼계탕을 준다더라.” 기숙사 삼계탕? 아무려면 그 귀한 삼계탕을 기숙사 식당에서 막 내놓으랴. 그런데 진짜란다. 마침 그 기숙사에 친구가 있었다. 대학 마크가 새겨진 친구의 티셔츠와 ‘추리닝’ 바지를 빌려 입고 그 대학 학생으로 위장했다. 닭 한 마리를 반으로 자른 ‘반계탕(半鷄湯)’이었다. 반계탕은 얼마간 길거리 식당에서 팔더니 어느 순간 어물쩍 자취를 감췄다.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