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광해의 우리가 몰랐던 한식]나는 왜 ‘막’국수인가
내 이름은 ‘막국수’다. 들을 때마다 속상하고 억울하다. 하필이면 ‘막’국수일까? ‘막’은 하찮다는 뜻이다. ‘막노동’ ‘막돼먹은’ ‘막회’ 등의 ‘막’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험하고 법도 없는, 마구잡이라는 뜻이다. ‘막 내려서, 막 먹는 국수’라서 막국수라고? 막 내려 막 먹는 게 어디 막국수뿐일까. 냉면도 막 내려서 바로 먹는다. 그래도 ‘막냉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 하필이면 나만 ‘막’인가. 나는 메밀로 만든다. 메밀은 점도가 약하다. 반죽을 오래 쳐대야 겨우 점성이 생긴다. 반죽을 좁은 구멍으로 눌러 내린다. 뜨거운 물에 바로 삶아야 겨우 국수 꼴을 갖춘다. 냉면, 막국수 모두 막 내려서 막 먹어야 한다. 왜 평양냉면이라는 근사한 이름과 달리 내 이름에만 ‘막’을 붙이는가.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그렇지 않다. 메밀 100% 냉면은 대부분 1만 원 이상이다. 막국수는 아무리 용을 써도 1만 원 이하다. 이름 한 번 잘못 짓는 바람에 나는 싸구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막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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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