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의 시장과 자유]‘짧았던 번영’ 이대로 막 내릴 순 없다
몇 년 전 휴가 때 이집트 그리스 터키를 여행한 적이 있다. 모두 세계사에서 큰 발자국을 남긴 국가였다. 평소 역사의 흥망성쇠에 관심이 많아 ‘비용이 만만찮지만 한번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터키의 톱카프 궁전박물관에서 그들의 찬란한 영광을 떠올렸다. ‘잘나간 조상들’이 물려준 역사 유산 덕분에 세계인들을 끌어들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역설적으로 그 여행은 내 나라 대한민국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해외에서 재발견한 ‘내 나라’ 세 나라 모두 과거는 화려했지만 현재는 부럽지 않았다. 이집트는 곳곳에서 빈곤이 묻어났고 터키의 생활수준도 한국에 못 미쳤다. 그리스 역시 성장지향 국가와는 거리가 먼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관광산업 외에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제조업과 기업이 드물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냉정히 말해 한국은 세계사의 주역이었던 적이 없다. 국토는 좁고 천연자원은 부족하다. 제대로 내세울 만한 역사 유적도 드물다. 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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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