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의 시장과 자유]‘1등’도 휘청거리는 격랑의 시대
서울 종로1가의 KEB하나은행 서린지점은 원래 외환은행 지점이었다. 지난해 9월 하나은행에 통합된 뒤 지점명이 바뀌었다. 외환은행의 흔적은 간판 한쪽의 외환전문은행이란 말에 남아있는 정도다. 외환은행은 산업화 시대 서독으로 간 광부와 간호원들의 모국 송금계좌 개설을 전담한 은행권의 명가(名家)였다.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이 은행이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한 하나은행에 넘어간 것은 ‘고래가 새우에게 먹힌 셈’이었다. 삼성-현대차까지 흔들리나 대우증권은 1990년대 초만 해도 증권업계 부동의 1위였다. 그런 대우증권이 당시 중견 증권사 지점장이었던 박현주 씨가 세운 미래에셋증권에 작년 말 인수됐다. 외환은행과 대우증권의 ‘몰락’을 생각할 때마다 세월의 무상함과 함께 영원한 강자(强者)로 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한다. 며칠 전 현장기자 시절 인연을 맺은 전직 장차관 몇 분을 만났다. 요즘 ‘밥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화제인 속칭 김영란법에서 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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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