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실험실]종이갑옷인데 조총도 못 뚫었다니…
《‘부산행’을 택했다. 최종 목적지는 부산 금정구에 있는 ‘한국의 전통 갑주’(대표 최항복)였다. 한국의 옛 갑주(甲胄·갑옷과 투구)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택한 곳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시관에서는 조선 갑주를 볼 수는 있었지만 입을 수 없었다. TV용 갑옷은 겉모양만 비슷하게 흉내 낸 ‘소품’이다. ‘한국의 전통 갑주’는 40여 년간 조선의 종이 투구를 만든 연구소란 소개를 받았다. 그곳에 당도한 때는 폭염이 한창인 오후였다.》 ○ 조총을 너끈히 막던 조선의 갑주 연구소엔 에어컨이 없었다. 최 대표는 ‘목형(木型·나무 제작 틀)’을 사용한 전통기법으로 만든 투구부터 문헌을 참고해 무게까지 비슷하게 만든 갑옷까지 한 벌의 온전한 조선 후기 ‘두정갑(頭釘甲)’을 내줬다. 무게가 20kg인 갑옷과 2kg 넘는 투구를 입고 쓰고 ‘드림’(투구에 달린 얼굴 가리개)으로 얼굴을 가리니 땀이 주르륵 쏟아진다. 두정갑은 신용카드 절반 크기의 쇳조각 수백 개를 천 안감과 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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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