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의 법과 사람]“천황을 꼭 ‘일왕’이라고 해야 하나”
얼마 전 일본 도쿄에서 만난 기업인 A는 한류 붐이 식고 한국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숨부터 지었다. 김영삼 정부 때 악화된 한일관계는 이명박(MB) 정부 때 MB의 독도 방문과 뒤이은 ‘일왕 사죄 발언’ 때문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담소 중 “천황을 언제까지 일왕으로 불러야 하나”라고 그가 반문했다. A의 회사는 국내 기업 중 일본 내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의 ‘비관세 장벽’을 어느 나라가 문제 삼으면 이 기업의 사례를 일본 정부가 거론할 정도다.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구사한 ‘글로컬(glocal) 전략’으로 업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잘나가는 그런 기업마저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A는 독립투사의 후손으로 민족의식이 강하다. 의도적인 혐한(嫌韓) 기사를 잇달아 게재한 유수의 일본 신문에 의도적으로 광고를 배정하지 않은 일도 있다. ‘천황을 일왕으로 불러야만 직성이 풀리는 협량(狹量)’을 탓하는 그의 발언에 조금 놀랐다. 천황제에 반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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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