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의 법과 사람]6·25전쟁 추념공원 만드는 碑木의 소대장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예술원 회원인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이하 경칭 생략)은 1964년 서울대 음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ROTC 2기로 입대했다. 편하게 정훈장교로 근무하던 그는 사단장에게 요청해 위험한 수색중대 GP장(비무장지대 경계 초소장) 근무를 자원했다. 한명희 소위가 근무한 곳은 강원도 화천의 최전방 백암산 고지였다. 불과 11년 전 국군과 인민군, 중공군이 치열하게 전투한 곳이다. 땅을 조금만 파면 백골이 나오고 녹슨 철모와 수통, 혁대가 나뒹굴었다. 이 격전의 현장에서 전사한 희생자를 돌로 묻은 가묘(假墓)와 막대기를 꽂아둔 비목(碑木)을 그는 수없이 마주했다. 국민가곡 ‘비목’은 6·25전쟁의 슬픔과 아픔을 절절하게 담았다. 1967년 동양방송(TBC)에서 국악담당 PD로 일할 때다. 전란이 할퀴고 간 참혹한 1950년대를 넘어 1960년대 후반부터 젊은 세대들은 포크송 팝송 등 서양음악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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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