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녕]정진석의 녹색 넥타이
‘영국 신사 같다’는 말은 매너가 좋다는 의미도 있지만 옷을 잘 입는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영국 신사의 의복 철학은 검소하고 평범해 ‘남의 눈을 끌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목적을 위한 옷을 입을 땐 반드시 격식을 갖춰야 한다. 영국에서는 사교클럽이나 고급 식당에 초대받았을 경우 어떤 복장을 해야 하는지부터 파악한다. 어느 골프장은 붉은색 상의를 입어야 라운딩이 가능하다. 이런 규칙을 따르는 건 구속이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요, 배려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인도를 방문해 주요 행사에 참석할 때 인도의 국기색인 주황색 흰색 녹색의 한복을 입었다. 2013년과 2015년 중국 방문에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빛의 한복이나 재킷을 주로 입었다. 과거 황금색은 황제만 입을 수 있어 일반인은 피했다지만 어쨌든 상대 국민에 대한 배려다. 최근 이란 방문 때도 이란 국기의 3색인 초록색 흰색 붉은색 계통의 옷을 갖춰 입었다. 루사리 착용 외에 색으로도 이란 국민에게 다가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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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