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의 한국 블로그]빨리빨리 대한민국, 느리게도 살고 싶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의견과 조언을 주고받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나의 대화 상대는 다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젊은 대학생들, 국내 이주민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은퇴한 어르신들, 한국 생활이 궁금한 이주민 등 다양하다. 사람에 관련된 일이라 모든 질문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들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곤 한다. 지난해 만났던 50대 후반의 한 부인이 생각난다. 어느 날 모르는 분한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한국어는 모국어가 된 느낌이지만, 한국 생활이 아직 낯설다고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했다. 중국에서 귀국한 교포인가 싶었다. 청바지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찾아 오셨다. 젊었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30년 가까이 미국에 살았던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귀국한 지 두 달 됐는데,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문물이 너무 많이 바뀌어 마치 낯선 외국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분께 편리하면서도 벅차고 숨찬 문화는 바로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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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