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의 명화를 빛낸 장신구]못다 이룬 왕비의 꿈, 그리고 반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자랑하는 30여만 점의 소장품에는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를 감탄과 감동에 젖게 하는 작품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놀라움’과 ‘궁금증’이 더 추가되어 관람객으로부터 ‘어?’ 하는 탄사를 끌어낸다. 붉은 커튼과 흰 천에 둘러싸인 욕조, 그 속에 당당하게 벗은 몸을 드러낸 두 여인! 색깔은 다르지만 똑같은 머리 스타일에 똑같은 진주귀고리를 하고 있다. 게다가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의 유두를 꼬집고 있고 꼬집힌 여인은 왼손에 반지를 들고 있다. 이들이 풍기는 기묘한 아름다움은 보는 이들에게 호기심의 우물을 깊이 파게 만든다. 반지를 든 여인은 프랑스 앙리 4세의 정부인 가브리엘 데스트레이고 왼쪽의 여인은 동생 빌라 부인이다. 가브리엘은 이미 왕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고 세 번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동생이 새 아기의 양식을 생산하는 언니의 유두를 꼬집고 있는 것, 뒤에서 빨간 옷을 입은 유모가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짓고 있는 것은 모두 새로 태어날 아이를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