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의 한국 블로그]이라, 외자 이름의 미학
한국에 온 지 5년째 되던 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후 지금의 한국식 이름을 갖게 되었다. 본래의 몽골식 이름을 유지할까 생각도 해 봤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한국식 이름이 더 편리할 것 같았다. 우선 성씨를 정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제일 많아 보이는 이(李) 씨로 결정했다. 본적은 시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해서 성남 이씨로 했다. 이름은 발음도 쉽고 듣기에도 예쁜 이름으로 짓고 싶었다. 한국 여자 이름에 흔히 보이는 ‘희’자는 복모음이 어렵고, ‘은’자는 모음 ‘ㅡ’가 외국인이 발음하기에 제법 어렵다. 이틀 동안 고민해 고른 이름들은 ‘이미라’ ‘이유라’ ‘이아라’ ‘이소라’ 등이었다. 다 마음에 들어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자, 남편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한마디 거든다. “그렇게 고르기 어려우면 그 네 가지 중에서 공통되는 걸로 하지.” “그럼 뭐가 되는데요?” “이라!” “그럼 두 자밖에 안 되는데?” “외자 이름도 많아요.” 그렇게 나는 ‘이라’가 되었다. 지방법원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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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