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선 칼럼]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대학생들
1월에 일본의 한 유명 대학 교수로부터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화장실에 ‘화장실에서 밥을 먹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어서 ‘설마, 그럴 리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유를 물으니 ‘친구 없이 혼자서 밥 먹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가 아닐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한국의 대학가에도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혼자서 밥 먹는 데 편리한 식당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일본 교수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그에게 일본의 사정을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 “일본에서는 5년 전부터 ‘벤조메시(便所飯·변소밥)’라는 게 화제가 됐다. 발단은 2009년 7월 6일자 아사히신문 석간의 1면 톱기사. 이 기사는 도쿄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에 ‘변소밥’을 금지하는 벽보가 붙었는데, 대학 당국은 붙인 적이 없다고 하는 기묘한 사실을 보도했다. 그 후 소수이긴 하나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여러 차례 보도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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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