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고민은 결국 삶의 문제”
5년쯤 전에는 서울 대형서점에서 판매대 가득 놓인 건축 월간지 더미를 볼 수 있었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번드르르 한 건물 사진을 표지에 내세운 잡지는 구석으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 한 장 없이 활자로만 채운 건축 비평 계간지가 이달 초 세상에 나왔다. 까끌까끌한 표지에 고딕체로 툭툭 박아 넣은 제목은 ‘건축평단’. 중학교 교과서 속 사진에서 본 20세기 초 작가동인지를 연상시킨다. ‘망할 각오로 시작한 건가….’ 비평이 죽었다는 자조(自嘲)가 떠도는 시기에 “건축을 오로지 글로 논하겠다”며 정색하고 나선 까닭이 궁금했다. 창간 작업에 참여한 10여 명의 건축가와 비평가 중 3명을 9일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이종건 주간=사진 게재?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 시대의 건축에 대해 치밀하게 조직해낸 글의 가치를 공감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라 믿고 벌인 일이다. 10명만 넘으면 발간의 지속성을 불안하게나마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함성호 편집위원(건축가 겸 시인)=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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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