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소설가 “마음은 색동옷 입고 있는데 몸이 늙어가니 슬프죠, 허허”
‘영원한 청년작가’도 할아버지였다. 지난달 중순 박범신 소설가(69)는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 중인 푸르메재단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는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기 위해 1억 원 모금 프로젝트 ‘기적의 책 캠페인’을 진행 중이니 동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박 작가는 24시간 소설 안에 갇혀 인터뷰와 강연, TV 출연 죄다 거절하고 있었다. 지난달 초 문학동네 인터넷 카페에 새 소설 ‘꽃잎보다 붉던’ 연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재단이 보낸 메일엔 바로 답장했다. “도울 일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박 작가는 “메일을 받고 손녀 넷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는 산문집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작가 무릎에 누워 잠든 첫돌 넘긴 손녀를 보며 “아이의 속눈썹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가슴이 막 뛴다. 파동이다. 생명으로부터 전이돼 오는 물보라이고 관계가 만드는 무지개다. 나의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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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