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됐지만 정겨운 골목길 풍경 허름하지만 푸근한 동네 호프집
편견일 수 있지만, 갤러리가 자리 잡을 입지는 아니다. 버스에서 내려 들어선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연희동) 골목은 최근 먹고 즐기기 좋은 곳으로 주목받는 ‘그 연희동’에서 도보로 20여 분 북쪽에 떨어진 동네다. 홍제천 위 고가도로 그늘이 종일 영향력을 행사한다. 재개발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도시 전반 변화의 흐름으로부터 수십 걸음 뒤처진 지역. 30일까지 오정일 작가(43)의 초대전 ‘한 가닥의 선: 생명에서 사물로’가 열리는 살롱 아터테인은 그 골목 안 낡은 상가 건물에 철공소, 간판집, 합기도장과 이웃해 있다. 전시를 기획한 미술평론가 조관용 씨(52)는 마포구 아현동에서 40년 넘게 살았다. 9년 전 재개발로 뭉텅뭉텅 허물어진 동네 집과 건물을 그곳 출신 작가와 함께 돌아보다가 그가 눈물짓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얼마 뒤 오 작가에게 아직 빛바랜 채 그대로인 연희동 골목의 풍광과 사물을 그려 달라 청했다. 오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 재학 때인 1990년대 말부터 머리카락 그리기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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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