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붙잡는 이미지의 파편들, 입맛을 사로잡는 특별한 밑반찬
처음 식탁에 놓인 건 브로콜리무침이 아니었다.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 1층의 레스토랑 ‘셰프K&R’(02-3448-4466). 선후배 동업자 김영택(45) 류진근 셰프(42)는 불갈비 샐러드와 농어 튀김을 대표 메뉴로 권했다. 샐러드는 눅눅했고 튀김은 당혹스러웠다. 난감한 속내를 감추며 기본 메뉴로 나온 브로콜리를 한입 물었다. 윤기가 도는데 과자처럼 바삭하다. 올리브기름과 후추는 혀와 눈에 바로 잡히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후춧가루 사이사이 숨어 앉아 눈에 잘 띄지 않는 거뭇거뭇 알갱이. 잘게 다져 기름에 졸인 마늘 부스러기다. 재료는 다진 마늘 250g과 올리브기름 1L가 전부다. 냄비에 담고 약한 불로 40∼50분 끓인다. 끓이는 내내 곁에 붙어 서서 끊임없이 저어야 한다. 어느 한순간 손에 전해지는 마늘 알갱이의 느낌이 달라진다. 노릇노릇 자작자작. 즉시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내 식힌다. 미리 데쳐 얼음물에 식힌 뒤 물기를 쪽 빼둔 브로콜리에 이 마늘오일을 부어 무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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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