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을 그리워하며

인생은 가 닿을 곳으로 가 닿고, 멈추어야 할 곳에서 멈춘다고 했던가요. 비록 고통 없이 잠자듯이 가셨다는 영면의 소식을 접했지만 가슴 미어지는 슬픔을 어찌 필설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24년 전 코오롱 회장실을 찾은 젊은 승려가 명예회장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지요. 사회에서 소외받고 굶주리는 이들을 위해 길음동에 복지관 하나 지어주시면 제가 그들에게 회장님을 대신하여 꿈과 희망을 드리겠노라고. 그때 명예회장님께서는 저의 간절한 눈빛과 마음을 읽으시고 저를 믿고 흔쾌히 복지관을 지어주셨지요. 복지관 건물 뼈대가 다 이루어져 갈 즈음 비서 한 분과 함께 미행으로 복지관을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1월인데도 창문조차 완성되지 않아 비닐로 창을 가리고, 미리 뽑은 직원 4명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지요. 명예회장님께서 사무실에 들어서며 저희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시곤 놀란 표정을 짓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변변한 의자조차 없는 사무실에서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며 제게 당부하셨지요. “스님,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