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년 만에 원자로 가동한 北, 6자회담 주장은 연막인가
유럽 순방에 나선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첫 방문지인 독일에서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합의서를 이행하면 (남북관계가) 다 풀린다”며 우리 측에 관계 개선의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북한 외교 실세의 이례적 유럽 4개국 순방 외교여서 북의 태도 변화가 기대됐으나 출발부터 실망스럽다.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대화와 협상을 할 것처럼 내보낸 그의 주장이 이 수준이라면, 이달 말 북한 외무상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이수용에게도 변화를 점치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이 어제 정권 수립 66주년을 기념하며 ‘자주 통일’ 실현을 위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이뤄진 핵 관련 합의를 통해 이득을 챙기고는 약속을 깨는 행태를 보였다. 한국이 대부분의 예산을 부담한 신포 경수로 사업은 2003년 중단돼 15억6200만 달러가 허공에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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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