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성원]전두환과 노태우, 애증의 문병
2009년 8월 1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찾아갔다. 평생의 라이벌이자 협력자이기도 했던 양김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완전히 갈라선 이래 감정의 골이 깊은 사이였다. YS는 병원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DJ는) 나와 가장 오랜 경쟁 관계이고 협력 관계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특수한 관계”라고 말했다. ▷병실로 올라간 YS는 수면 중인 DJ와는 대화를 못 나누고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15분 만에 병실을 나선 YS는 “두 분이 화해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제 그렇게 봐도 좋다.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했다. 22년 만의 화해 선언인 셈이다. 양김의 병상 화해는 민주화운동을 함께 해온 사람들뿐 아니라 YS를 지지한 국민과 DJ를 지지한 국민 사이의 거리감마저 메워주는 느낌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년 넘게 전립샘암 등으로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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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