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조희연과 사회구성체론
한국의 1980년대는 서구의 1960년대처럼 격변의 시기였다. 오늘날의 젊은이가 1980년대를 연구한다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논쟁 하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하는 사회구성체론이다. 그 현실과 괴리한 현학성이 마치 중세 신학자들이 바늘 끝에 악마가 몇 마리 앉을 수 있는지를 놓고 벌이는 논쟁과 다를 바 없다. ▷쉽게 사회구조(social structure)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사회구성체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부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다. 그런 번역어 자체가 현실과 괴리된 채 이론 논쟁만 하는 일본의 마르크스주의 학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대중성, 즉 쉬운 걸 좋아하는 주사파들은 굳이 이런 어려운 말을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무슨 심오한 사회과학을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 했던 민중민주(PD) 계열이 이런 말을 즐겨 사용했다. ▷스마트폰에 빠진 요새 10대들만 약어를 즐겨 쓰는 게 아니다. 1980년대 운동권도 그랬다. ‘사사방’은 당시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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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