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義人 역무원 권순중, 간호조무사 김귀남, 소방관 홍씨
그제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철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서울메트로 직원 권순중 씨가 객차에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는 방화범이 시너가 든 배낭과 객차 바닥에 불을 붙이자 즉각 소화기를 챙겨 분사했다. 승객들에게 “119 신고를 해 달라. 비상벨을 눌러 기관사와 통화하세요”라고 고함치며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방화범이 세 번이나 불을 질렀지만 권 씨의 용감한 대처 덕분에 많은 승객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후 모든 지하철 객차 좌석을 불이 잘 붙지 않는 난연 섬유로 만든 것도 이번에 톡톡히 효과를 봤다. 소 잃고 외양간을 잘 고친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1993년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292명의 사망자를 냈는데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않아 발생했다. 전남 장성군 효사랑요양병원 화재 발생 당시 간호조무사 김귀남 씨는 소방호스를 들고 치솟는 불길을 잡으려다 질식사했다. 힘든 간호조무사 일을 하면서도 환자들을 가족처럼 돌보던 고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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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