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같은 내부… 막힌 비상구… 건물은 21세기, 방재는 20세기
27일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41층). 기자는 아셈타워에 화재가 났다고 가정하고 3층 에스컬레이터 옆 복도에서 비상 탈출을 시도해 봤다. 3층 콘퍼런스룸 옆 복도에서 불이 켜진 비상구 등 아래의 문을 열었지만 황당하게도 계단은 없었다. 정면과 왼쪽은 벽으로 막혔고, 오른쪽에는 청소도구함만 있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꼼짝없이 갇혔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찔해졌다. 아셈타워 3, 4층에만 이처럼 ‘막힌 비상구’가 층별로 3곳씩 6곳이나 있었다. 아셈타워 4층 무역아카데미 앞에서는 대피 안내 표지로 보이는 초록색 화살표를 따라갔지만 무역아카데미 IT센터 강의실로 들어가는 문만 나올 뿐이었다. 비상시에 오히려 실내로 안내받은 셈이다. 소방 관계자는 “아셈타워 지하는 출구로 통하는 경로들이 얽혀 복잡하고 방향을 분간하기도 어려워 화재가 발생하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종합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은 순식간에 퍼진 연기에 질식됐다. 생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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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